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삶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에 의해 자주 넘어지며, 일어서지 못하는지도,

   

  하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한 장이 끝났다.

  한 장, 두 장, 세 장,

  언제나 그렇게 낱장으로 넘겨졌다, 넘겨진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만지는 것.

  빛으로 새기듯 현상된 풍경은 완고했고

   

  철 지난 사진이 되어 한 장, 한 장

  또다시 버려지고 있다. 잃어간다.

   

  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

  말 없는 문장이 끝끝내 머물게 될 미래의, 바람의, 계절의, 무덤의, 뼈의, 대지의, 모든 꿈, 상상이라는 삶, 꿈을 삭혀가는 사람들의 침묵, 그것이 궁금하다.


  치열한 호흡과 화려한 시선과 데일 듯 뜨거운 열망이 모여 사는 사진 속 혹은 소설 속 불가능한 장면을 본다. 그 속의 사람들이 어디로 흩어지는지가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들의 숨, 시선, 욕망은 어디서 만나는지도 궁금하다.

  어디를 향하는 것일까, 모두는? 그리고 나는?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움직임, 그 몸부림의 최후가 궁금하다.

   

  허공이 숨 가빴다. 숨이 가쁜 채로 멈춰버린 현재가,

  아직 일어서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낱장으로 넘겨지고 있다.

  모든 궁금함은 뒤따라오는 궁금함이 넘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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