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삶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에 의해 자주 넘어지며, 일어서지 못하는지도, 하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한 장이 끝났다. 한 장, 두 장, 세 장, 언제나 그렇게 낱장으로 넘겨졌다, 넘겨진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만지는 것. 빛으로 새기듯 현상된 풍경은 완고했고 철 지난 사진이 되어 한 장, 한 장 또다시 버려지고 있다. 잃어간다. 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 말 없는 문장이 끝끝내 머물게 될 미래의, 바람의, 계절의, 무덤의, 뼈의, 대지의, 모든 꿈, 상상이라는 삶, 꿈을 삭혀가는 사람들의 침묵, 그것이 궁금하다. 치열한 호흡과 화려한 시선과 데일 듯 뜨거운 열망이 모여 사는 사진 속 혹은 소설 속 불가능한 장..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삶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에 의해 자주 넘어지며, 일어서지 못하는지도, 하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한 장이 끝났다. 한 장, 두 장, 세 장, 언제나 그렇게 낱장으로 넘겨졌다, 넘겨진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만지는 것. 빛으로 새기듯 현상된 풍경은 완고했고 철 지난 사진이 되어 한 장, 한 장 또다시 버려지고 있다. 잃어간다. 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 말 없는 문장이 끝끝내 머물게 될 미래의, 바람의, 계절의, 무덤의, 뼈의, 대지의, 모든 꿈, 상상이라는 삶, 꿈을 삭혀가는 사람들의 침묵, 그것이 궁금하다. 치열한 호흡과 화려한 시선과 데일 듯 뜨거운 열망이 모여 사는 사진 속 혹은 소설 속 불가능한 장..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삶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에 의해 자주 넘어지며, 일어서지 못하는지도, 하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한 장이 끝났다. 한 장, 두 장, 세 장, 언제나 그렇게 낱장으로 넘겨졌다, 넘겨진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만지는 것. 빛으로 새기듯 현상된 풍경은 완고했고 철 지난 사진이 되어 한 장, 한 장 또다시 버려지고 있다. 잃어간다. 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 말 없는 문장이 끝끝내 머물게 될 미래의, 바람의, 계절의, 무덤의, 뼈의, 대지의, 모든 꿈, 상상이라는 삶, 꿈을 삭혀가는 사람들의 침묵, 그것이 궁금하다. 치열한 호흡과 화려한 시선과 데일 듯 뜨거운 열망이 모여 사는 사진 속 혹은 소설 속 불가능한 장..

    모든 궁금함은 뒤따라 오는 궁금함이 넘어뜨린다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았다. 삶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엇에 의해 자주 넘어지며, 일어서지 못하는지도, 하루는 무릎을 꿇은 채로 한 장이 끝났다. 한 장, 두 장, 세 장, 언제나 그렇게 낱장으로 넘겨졌다, 넘겨진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만지는 것. 빛으로 새기듯 현상된 풍경은 완고했고 철 지난 사진이 되어 한 장, 한 장 또다시 버려지고 있다. 잃어간다. 이 계속되는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 말 없는 문장이 끝끝내 머물게 될 미래의, 바람의, 계절의, 무덤의, 뼈의, 대지의, 모든 꿈, 상상이라는 삶, 꿈을 삭혀가는 사람들의 침묵, 그것이 궁금하다. 치열한 호흡과 화려한 시선과 데일 듯 뜨거운 열망이 모여 사는 사진 속 혹은 소설 속 불가능한 장..
  • 일기

    나는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곳을 떠올리듯 무언가 잡히지 않는 것들이 늘 그리웠다. 늘 목적도 없이 홀로 길을 걸어야 했다. 발걸음을 멈춘 채 조각난 이름들을 나열할 때, 이름 없는 지명을 기억할 때, 떠나간 것들을 불러보듯 얼굴 없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어낼 때, 나는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호주머니 속에 있는 양손을 황급히 꺼내어 들고 손금에다가, 손가락으로 한 개의 단어씩 꾹꾹 눌러 적어보곤 했다. 한참 동안 그것들을 바라보며 조금씩 확장되어가는 느낌의 세계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이상한 확신이 들 때, 언젠가 태초에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말씨 같고, 보물을 찾으려는 것도 아닌데, 지워진 길과 언어를 연결하며, 마치 도달해야 할 곳이 있다는 그 막연한 믿음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곳을 떠올리듯 무언가 잡히지 않는 것들이 늘 그리웠다. 늘 목적도 없이 홀로 길을 걸어야 했다. 발걸음을 멈춘 채 조각난 이름들을 나열할 때, 이름 없는 지명을 기억할 때, 떠나간 것들을 불러보듯 얼굴 없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어낼 때, 나는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호주머니 속에 있는 양손을 황급히 꺼내어 들고 손금에다가, 손가락으로 한 개의 단어씩 꾹꾹 눌러 적어보곤 했다. 한참 동안 그것들을 바라보며 조금씩 확장되어가는 느낌의 세계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이상한 확신이 들 때, 언젠가 태초에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말씨 같고, 보물을 찾으려는 것도 아닌데, 지워진 길과 언어를 연결하며, 마치 도달해야 할 곳이 있다는 그 막연한 믿음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곳을 떠올리듯 무언가 잡히지 않는 것들이 늘 그리웠다. 늘 목적도 없이 홀로 길을 걸어야 했다. 발걸음을 멈춘 채 조각난 이름들을 나열할 때, 이름 없는 지명을 기억할 때, 떠나간 것들을 불러보듯 얼굴 없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어낼 때, 나는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호주머니 속에 있는 양손을 황급히 꺼내어 들고 손금에다가, 손가락으로 한 개의 단어씩 꾹꾹 눌러 적어보곤 했다. 한참 동안 그것들을 바라보며 조금씩 확장되어가는 느낌의 세계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이상한 확신이 들 때, 언젠가 태초에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말씨 같고, 보물을 찾으려는 것도 아닌데, 지워진 길과 언어를 연결하며, 마치 도달해야 할 곳이 있다는 그 막연한 믿음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기

    나는 알지도 못하고, 본 적도 없는 곳을 떠올리듯 무언가 잡히지 않는 것들이 늘 그리웠다. 늘 목적도 없이 홀로 길을 걸어야 했다. 발걸음을 멈춘 채 조각난 이름들을 나열할 때, 이름 없는 지명을 기억할 때, 떠나간 것들을 불러보듯 얼굴 없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어낼 때, 나는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호주머니 속에 있는 양손을 황급히 꺼내어 들고 손금에다가, 손가락으로 한 개의 단어씩 꾹꾹 눌러 적어보곤 했다. 한참 동안 그것들을 바라보며 조금씩 확장되어가는 느낌의 세계를 믿을 수밖에 없는 이상한 확신이 들 때, 언젠가 태초에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말씨 같고, 보물을 찾으려는 것도 아닌데, 지워진 길과 언어를 연결하며, 마치 도달해야 할 곳이 있다는 그 막연한 믿음으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이 이야기는 부재이다. 이 글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영혼의 기행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쓰이는 문장의 길은 아직 완주하지 못한 행선지이다. 지워진 발자국처럼, 이 이야기는 쉽게 버려지고 소외된 소음들이다. 나는 아직 나를 데려다 놓은 단어에도 내가 꿈꾸는 언어에도 근접하지 못했기에, 어쩌면 이 글은 낙하하는 빗방울처럼 공허한 속삭임일 수도 있다. 삶의 의미는 영원히 찾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옛길의 한 모퉁이에 서서 심호흡하고 있다. 그리고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것을 그리워한다. 그림자 기법으로 알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이런 삶의 방식은 생이라 착각할 법한 집착 말고는 아무것에도 당도할 수 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라는 몽유병, 삶이라는 역마살. 세상의 뒷장을 탐..

    이 이야기는 부재이다. 이 글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영혼의 기행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쓰이는 문장의 길은 아직 완주하지 못한 행선지이다. 지워진 발자국처럼, 이 이야기는 쉽게 버려지고 소외된 소음들이다. 나는 아직 나를 데려다 놓은 단어에도 내가 꿈꾸는 언어에도 근접하지 못했기에, 어쩌면 이 글은 낙하하는 빗방울처럼 공허한 속삭임일 수도 있다. 삶의 의미는 영원히 찾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옛길의 한 모퉁이에 서서 심호흡하고 있다. 그리고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것을 그리워한다. 그림자 기법으로 알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이런 삶의 방식은 생이라 착각할 법한 집착 말고는 아무것에도 당도할 수 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라는 몽유병, 삶이라는 역마살. 세상의 뒷장을 탐..

    이 이야기는 부재이다. 이 글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영혼의 기행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쓰이는 문장의 길은 아직 완주하지 못한 행선지이다. 지워진 발자국처럼, 이 이야기는 쉽게 버려지고 소외된 소음들이다. 나는 아직 나를 데려다 놓은 단어에도 내가 꿈꾸는 언어에도 근접하지 못했기에, 어쩌면 이 글은 낙하하는 빗방울처럼 공허한 속삭임일 수도 있다. 삶의 의미는 영원히 찾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옛길의 한 모퉁이에 서서 심호흡하고 있다. 그리고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것을 그리워한다. 그림자 기법으로 알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이런 삶의 방식은 생이라 착각할 법한 집착 말고는 아무것에도 당도할 수 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라는 몽유병, 삶이라는 역마살. 세상의 뒷장을 탐..

    이 별의 사각지대

    이 이야기는 부재이다. 이 글은 아직 발견되지 못한 영혼의 기행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쓰이는 문장의 길은 아직 완주하지 못한 행선지이다. 지워진 발자국처럼, 이 이야기는 쉽게 버려지고 소외된 소음들이다. 나는 아직 나를 데려다 놓은 단어에도 내가 꿈꾸는 언어에도 근접하지 못했기에, 어쩌면 이 글은 낙하하는 빗방울처럼 공허한 속삭임일 수도 있다. 삶의 의미는 영원히 찾지 못하는 것일까? 나는 옛길의 한 모퉁이에 서서 심호흡하고 있다. 그리고 영원히 찾을 수 없는 것을 그리워한다. 그림자 기법으로 알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이런 삶의 방식은 생이라 착각할 법한 집착 말고는 아무것에도 당도할 수 없음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라는 몽유병, 삶이라는 역마살. 세상의 뒷장을 탐..
  • 마침내 그가 죽었다. 어쩌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아무도 놀라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 같은 것이라서 놀랄 수도 놀라지 않을 수도 없었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애매한 삶이었다.

    마침내 그가 죽었다. 어쩌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아무도 놀라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 같은 것이라서 놀랄 수도 놀라지 않을 수도 없었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애매한 삶이었다.

    마침내 그가 죽었다. 어쩌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아무도 놀라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 같은 것이라서 놀랄 수도 놀라지 않을 수도 없었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애매한 삶이었다.

    시인의 죽음 2

    마침내 그가 죽었다. 어쩌면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아무도 놀라지 않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 같은 것이라서 놀랄 수도 놀라지 않을 수도 없었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애매한 삶이었다.
  • 마음의 벼랑이 어둠을 붙들고 이를 악뭅니다 사라진 것들을 추억합니다 달콤한 편지를 찢어버립니다 등을 돌립니다  나부끼는 깃발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죽음을 살아가는 정부가 무정붑니다 예의상 나누던 목례가 그립습니다 아무 말이 없습니다 석양을 맴돌던 붉은 눈동자를 삼킵니다 배 속에 뜨거움이 있을 따름입니다 흔적은 아주 조금씩 사라져  놀랍게도 새 살이 됩니다 그때 완벽한 망각을 알게 되는 건 변명처럼 입은 검은 옷 때문입니다

    마음의 벼랑이 어둠을 붙들고 이를 악뭅니다 사라진 것들을 추억합니다 달콤한 편지를 찢어버립니다 등을 돌립니다  나부끼는 깃발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죽음을 살아가는 정부가 무정붑니다 예의상 나누던 목례가 그립습니다 아무 말이 없습니다 석양을 맴돌던 붉은 눈동자를 삼킵니다 배 속에 뜨거움이 있을 따름입니다 흔적은 아주 조금씩 사라져  놀랍게도 새 살이 됩니다 그때 완벽한 망각을 알게 되는 건 변명처럼 입은 검은 옷 때문입니다

    마음의 벼랑이 어둠을 붙들고 이를 악뭅니다 사라진 것들을 추억합니다 달콤한 편지를 찢어버립니다 등을 돌립니다  나부끼는 깃발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죽음을 살아가는 정부가 무정붑니다 예의상 나누던 목례가 그립습니다 아무 말이 없습니다 석양을 맴돌던 붉은 눈동자를 삼킵니다 배 속에 뜨거움이 있을 따름입니다 흔적은 아주 조금씩 사라져  놀랍게도 새 살이 됩니다 그때 완벽한 망각을 알게 되는 건 변명처럼 입은 검은 옷 때문입니다

    블랙에서의 변주

    마음의 벼랑이 어둠을 붙들고 이를 악뭅니다 사라진 것들을 추억합니다 달콤한 편지를 찢어버립니다 등을 돌립니다  나부끼는 깃발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죽음을 살아가는 정부가 무정붑니다 예의상 나누던 목례가 그립습니다 아무 말이 없습니다 석양을 맴돌던 붉은 눈동자를 삼킵니다 배 속에 뜨거움이 있을 따름입니다 흔적은 아주 조금씩 사라져  놀랍게도 새 살이 됩니다 그때 완벽한 망각을 알게 되는 건 변명처럼 입은 검은 옷 때문입니다
  •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네평 남짓한 공간은 개의 시차를 앓고 핏줄도 쓰다듬지 못한 채 눈을 감으면 손목은 파도의 주파수가 된다 그럴 때마다 불타는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 심장 끝에서 은하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안다 늙은 항성보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지구라면 사각의 무덤 속에는 더러운 시가 있을까  퍼지는 담배 향을 골목에 앉아 있는 무거운 돌이라 생각해보자 얼어붙은 명왕성을 암흑에 번지는 먼 블랙홀이라 해보자 천국은 두번 다시 공전하지 못할 숨이라 하자  이것을 혁명이자 당신들의 멸망이라 적어놓겠다 몇백억년을 돌아서 우주가 녹아내릴 때 최초의 중력으로 짖을 수 있도록, 모두의 종교와 역사를 대표하도록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네평 남짓한 공간은 개의 시차를 앓고 핏줄도 쓰다듬지 못한 채 눈을 감으면 손목은 파도의 주파수가 된다 그럴 때마다 불타는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 심장 끝에서 은하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안다 늙은 항성보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지구라면 사각의 무덤 속에는 더러운 시가 있을까  퍼지는 담배 향을 골목에 앉아 있는 무거운 돌이라 생각해보자 얼어붙은 명왕성을 암흑에 번지는 먼 블랙홀이라 해보자 천국은 두번 다시 공전하지 못할 숨이라 하자  이것을 혁명이자 당신들의 멸망이라 적어놓겠다 몇백억년을 돌아서 우주가 녹아내릴 때 최초의 중력으로 짖을 수 있도록, 모두의 종교와 역사를 대표하도록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네평 남짓한 공간은 개의 시차를 앓고 핏줄도 쓰다듬지 못한 채 눈을 감으면 손목은 파도의 주파수가 된다 그럴 때마다 불타는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 심장 끝에서 은하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안다 늙은 항성보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지구라면 사각의 무덤 속에는 더러운 시가 있을까  퍼지는 담배 향을 골목에 앉아 있는 무거운 돌이라 생각해보자 얼어붙은 명왕성을 암흑에 번지는 먼 블랙홀이라 해보자 천국은 두번 다시 공전하지 못할 숨이라 하자  이것을 혁명이자 당신들의 멸망이라 적어놓겠다 몇백억년을 돌아서 우주가 녹아내릴 때 최초의 중력으로 짖을 수 있도록, 모두의 종교와 역사를 대표하도록

    지구 6번째 신 대멸종

    봄이 와도 죽음은 유행이었다  네평 남짓한 공간은 개의 시차를 앓고 핏줄도 쓰다듬지 못한 채 눈을 감으면 손목은 파도의 주파수가 된다 그럴 때마다 불타는 별들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 심장 끝에서 은하가 자전한다는 사실을 안다 늙은 항성보다 천천히 무너져가는 지구라면 사각의 무덤 속에는 더러운 시가 있을까  퍼지는 담배 향을 골목에 앉아 있는 무거운 돌이라 생각해보자 얼어붙은 명왕성을 암흑에 번지는 먼 블랙홀이라 해보자 천국은 두번 다시 공전하지 못할 숨이라 하자  이것을 혁명이자 당신들의 멸망이라 적어놓겠다 몇백억년을 돌아서 우주가 녹아내릴 때 최초의 중력으로 짖을 수 있도록, 모두의 종교와 역사를 대표하도록
  • 안식

    생각했다 우리는 칠이 벗겨져도 썩지 않는구나  손을 모아 죽지 않는 행성을 만들었다   그러나 눈을 감고 바람을 맞을 때마다 너의 울음소리가 밀려왔다 이것을 포옹이라 불러도 될지 오래 고민했다  언제쯤 나를 멸망시켜야 하나 걱정되었다  더는 새장을 씻길 이유가 사라져도 욕실에 웅크려 앉아 샤워기를 쥔 마음으로 모래만 털다가  부스러진 날엔 잠든 너를 위해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도저히 눈물이 잡히지 않아서 저 세계에서는 내가 죽은 역할이구나 이해했다  눈처럼 재가 날리는 곳에 닿으면 어디까지가 꿈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을까 고개 숙인 모두가 손바닥을 적시는 사이그들의 행성을 훔치고 싶어졌다 유성우를 기다렸다

    생각했다 우리는 칠이 벗겨져도 썩지 않는구나  손을 모아 죽지 않는 행성을 만들었다   그러나 눈을 감고 바람을 맞을 때마다 너의 울음소리가 밀려왔다 이것을 포옹이라 불러도 될지 오래 고민했다  언제쯤 나를 멸망시켜야 하나 걱정되었다  더는 새장을 씻길 이유가 사라져도 욕실에 웅크려 앉아 샤워기를 쥔 마음으로 모래만 털다가  부스러진 날엔 잠든 너를 위해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도저히 눈물이 잡히지 않아서 저 세계에서는 내가 죽은 역할이구나 이해했다  눈처럼 재가 날리는 곳에 닿으면 어디까지가 꿈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을까 고개 숙인 모두가 손바닥을 적시는 사이그들의 행성을 훔치고 싶어졌다 유성우를 기다렸다

    생각했다 우리는 칠이 벗겨져도 썩지 않는구나  손을 모아 죽지 않는 행성을 만들었다   그러나 눈을 감고 바람을 맞을 때마다 너의 울음소리가 밀려왔다 이것을 포옹이라 불러도 될지 오래 고민했다  언제쯤 나를 멸망시켜야 하나 걱정되었다  더는 새장을 씻길 이유가 사라져도 욕실에 웅크려 앉아 샤워기를 쥔 마음으로 모래만 털다가  부스러진 날엔 잠든 너를 위해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도저히 눈물이 잡히지 않아서 저 세계에서는 내가 죽은 역할이구나 이해했다  눈처럼 재가 날리는 곳에 닿으면 어디까지가 꿈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을까 고개 숙인 모두가 손바닥을 적시는 사이그들의 행성을 훔치고 싶어졌다 유성우를 기다렸다

    안식

    생각했다 우리는 칠이 벗겨져도 썩지 않는구나  손을 모아 죽지 않는 행성을 만들었다   그러나 눈을 감고 바람을 맞을 때마다 너의 울음소리가 밀려왔다 이것을 포옹이라 불러도 될지 오래 고민했다  언제쯤 나를 멸망시켜야 하나 걱정되었다  더는 새장을 씻길 이유가 사라져도 욕실에 웅크려 앉아 샤워기를 쥔 마음으로 모래만 털다가  부스러진 날엔 잠든 너를 위해 휘파람을 불어주었다 도저히 눈물이 잡히지 않아서 저 세계에서는 내가 죽은 역할이구나 이해했다  눈처럼 재가 날리는 곳에 닿으면 어디까지가 꿈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을까 고개 숙인 모두가 손바닥을 적시는 사이그들의 행성을 훔치고 싶어졌다 유성우를 기다렸다
  • 유사인간

    난간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던 비행운을 되감으려 내가 처음부터 다시 살았구나 어둡고 습한 미래가 노려보거나 함부로 밀치고 비웃지 않으면 좋겠다 먼 시간에서 거슬러오며 이곳을 스치는 동안 풋사과는 익어가다가 툭 망가진다목줄로 묶어둔 영혼이 희미해지듯이 오래 죽어 있어서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난간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던 비행운을 되감으려 내가 처음부터 다시 살았구나 어둡고 습한 미래가 노려보거나 함부로 밀치고 비웃지 않으면 좋겠다 먼 시간에서 거슬러오며 이곳을 스치는 동안 풋사과는 익어가다가 툭 망가진다목줄로 묶어둔 영혼이 희미해지듯이 오래 죽어 있어서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난간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던 비행운을 되감으려 내가 처음부터 다시 살았구나 어둡고 습한 미래가 노려보거나 함부로 밀치고 비웃지 않으면 좋겠다 먼 시간에서 거슬러오며 이곳을 스치는 동안 풋사과는 익어가다가 툭 망가진다목줄로 묶어둔 영혼이 희미해지듯이 오래 죽어 있어서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유사인간

    난간의 끝에서 끝까지 걸어가던 비행운을 되감으려 내가 처음부터 다시 살았구나 어둡고 습한 미래가 노려보거나 함부로 밀치고 비웃지 않으면 좋겠다 먼 시간에서 거슬러오며 이곳을 스치는 동안 풋사과는 익어가다가 툭 망가진다목줄로 묶어둔 영혼이 희미해지듯이 오래 죽어 있어서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 유해

    한번이라도 죽은 사람은 두번 다시 아물지 않았다 그저 차가워졌다죽기 전부터 조금씩 그래왔다넋을 잃고 아무것도 움켜쥐지 못한 손마디가 끈적해지도록 우리가 있던 세상에서 나만 살아도 될까  손바닥을 펴보니 한줌의 온기만이 희미하게 묻어 나왔다 뿌리를 적시듯한 몸에서 오래도록 죽고 살았다

    한번이라도 죽은 사람은 두번 다시 아물지 않았다 그저 차가워졌다죽기 전부터 조금씩 그래왔다넋을 잃고 아무것도 움켜쥐지 못한 손마디가 끈적해지도록 우리가 있던 세상에서 나만 살아도 될까  손바닥을 펴보니 한줌의 온기만이 희미하게 묻어 나왔다 뿌리를 적시듯한 몸에서 오래도록 죽고 살았다

    한번이라도 죽은 사람은 두번 다시 아물지 않았다 그저 차가워졌다죽기 전부터 조금씩 그래왔다넋을 잃고 아무것도 움켜쥐지 못한 손마디가 끈적해지도록 우리가 있던 세상에서 나만 살아도 될까  손바닥을 펴보니 한줌의 온기만이 희미하게 묻어 나왔다 뿌리를 적시듯한 몸에서 오래도록 죽고 살았다

    유해

    한번이라도 죽은 사람은 두번 다시 아물지 않았다 그저 차가워졌다죽기 전부터 조금씩 그래왔다넋을 잃고 아무것도 움켜쥐지 못한 손마디가 끈적해지도록 우리가 있던 세상에서 나만 살아도 될까  손바닥을 펴보니 한줌의 온기만이 희미하게 묻어 나왔다 뿌리를 적시듯한 몸에서 오래도록 죽고 살았다